책소개
세상이 궁금했던 조선의 미생 조수삼, 조선을 벗어나 세계를 탐색하다
조선 후기, 승문원(承文院) 서리(胥吏)를 지낸 조수삼(趙秀三)은 한미한 중인 출신의 여항시인이자 열 가지 재능으로 이름을 떨친 지식인이었다. 전문 기술은 없었지만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청나라 연행사절에 합류해 평생 여섯 차례나 북경을 다녀올 수 있었다. 북경의 곳곳을 유람하면서 조수삼은 중국의 풍속과 선진 문물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청나라 학자들과 시문을 주고받으며 교유했다. 미처 가보지 못한 중국 밖 세계에 대한 상상과 동경은 〈외이죽지사(外夷竹枝詞)〉를 지으면서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이 책은 중인 출신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자신의 재능으로 넓은 세상을 체험할 수 있었던 조수삼의 삶과 ‘여행’을 조명한다. 답답한 조선을 벗어나 ‘원유지지(遠游之志: 멀리 여행하여 자신을 찾다)’하기를 꿈꿨던 조수삼은 중국을 유람하고 세계 지리서를 탐독하면서 신분의 굴레를 잊을 수 있었다. 또한 여행에서 얻은 감흥을 시와 글을 통해 표현하면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이렇듯 지적 호기심을 여행으로 승화시킨 조수삼의 여정을 통해 당대 평범한 조선 지식인의 꿈과 이상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말
제1부 조수삼의 삶
제1장 다재다능한 조선의 중인
조수삼은 어떤 인물인가|열 가지 장기로 사대부의 인정을 받다
제2장 당대 지식인들과 교유하다
조수삼의 비호 세력, 조인영과 조만영|이덕무를 스승으로 모시다|가슴에 품은 아홉 명의 친구들
제2부 조선 밖을 여행하다
제1장 동아시아의 허브를 체험하다
남아라면 멀리 노닐 꿈을 가져야 하는 법|원유를 통해 자아를 찾고자 했던 열망
제2장 북경, 낯설고도 화려한 곳
노구교 위에서 본 화려한 밤 풍경|연행의 감흥을 시로 남기다
제3장 만리타국에서 나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다
청나라 문인들과의 특별한 교유|첫 연행에서 만난 정진갑과 〈천제오운첩〉|금석학의 대가 유희해와 만나다|잊지 못할 심양의 무공은|옹방강의 제자 오숭량과 서신을 주고받다
제3부 방 안에서 세계를 여행하다
제1장 금서를 통해 본 세계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갈증|《방여승략》, 세계로 가는 길을 열어주다
제2장 중국을 벗어나 더 큰 세계로
이역의 문화에 호기심이 생기다|당대 지식인들의 세계 인식
제3장 이런 나라, 저런 나라
조수삼의 여행 버킷리스트, 〈외이죽지사〉|독특한 풍속을 가진 섬나라, 일본|작은 오랑캐 나라, 비사나|왕위를 세습하지 않는 고리|금은보화와 향신료가 풍부한 응다강|적토국의 후손, 섬라|바다 가운데 있는 나라, 물누차|큰 숲에 둘러싸인 돌랑|북해의 추운 나라, 야차|서북 끝에 위치한 홍모국
마치는 말|주註|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