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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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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바다

저자
파스칼 키냐르 저/백선희 역
출판사
을유문화사
출판일
2024-08-07
등록일
2024-10-30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0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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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1
  • 대출 1
  • 예약 0

책소개

『세상의 모든 아침』과 『음악 혐오』를 한데 모은 듯한,
파스칼 키냐르 소설 세계의 총화

17세기 예술가들의 기구한 삶을 통해 바라보는
이 덧없고도 아름다운 세계에 관한 소설


파스칼 키냐르가 쓴 시대극은 잠잠히 잦아든 영혼들로 채워져 있다. 그들은 불타 버린 들판에 새로 난 싹들 같다. 극적인 사건들이 몸과 마음을 다 태운 뒤에 그 자리에 새로 피어난 영혼들은 식물처럼 고요하고 그 풀을 먹고 사는 초식 동물처럼 예민하다. 이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언어보다 자연과 감각에서 오는 자극에 더 민감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키냐르 소설 세계의 주축을 이룬다.

특히 17세기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 속에는 작가가 기존에 창조 혹은 재창조했던 인물들이 다시금 등장한다. 바로 『세상의 모든 아침』의 주인공 생트 콜롱브와 『로마의 테라스』의 주인공 조프루아 몸므다. 『사랑 바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랑베르 하튼은 이들로부터 이어지는 기존의 키냐르적 인물관을 계승한다. 그들은 권력과 불화하며 자신의 예술을 끝없이 이어 나간다. 그러나 『사랑 바다』에는 그와 대조되는 존재들도 등장한다. 육체성을 사랑하고 세상을 감각하기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흥미롭게도 이 계열을 대표하는 인물 두 명 중 한 명은 세상에서 등을 돌린 작곡가 생트 콜롱브의 여성 제자 튈린이며, 나머지 한 명은 마찬가지로 세상을 등진 판화가 조프루아 몸므의 아내 마리다. 세상과 불화하는 두 남성과 이어진 이 두 여성은 육체와 정신 모두 강렬한 에너지로 채워져 있다.

그런가 하면 튈린과 닮은 남성 인물도 있다. 실존하는 작곡가인 야콥 프로베르거는 자신의 욕망을 열렬히 탐닉한다. 그런데 그의 제자인 여성 지빌라 공녀는 누구보다 금욕적인 삶을 산다. 기존의 키냐르풍 예술가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프로베르거와 지빌라’는 ‘생트 콜롱브와 튈린’과 정확히 반대로 전개되는 ‘거울 선율’이다. 서로를 비추는 이 거울 선율들은 바로크 푸가 음악처럼 아름다운 대조를 이룬다. 이 대조 속에서는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며, 그 두 이미지는 하나의 형언할 수 없는 실체를 비추는 서로 다른 상일 뿐이다. 따라서 『사랑 바다』를 쓴 키냐르는 욕망하기와 욕망하지 않기의 구별을 지운다.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라거나 도피하지 말고 욕망하라는 단순한 메시지에 머물지 않는다. 키냐르는 이 소설을 통해 도피와 욕망이 수레바퀴처럼 돌아가는 세계 자체를 조망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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