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30여 년 전, 운명처럼 만난 4·3기자로 연구자로 평생 4·3과 함께 한, 한 사람의 집요한 추적의 결과물4·3을 제대로 바라보게 하는 창, 매우 유용한 길잡이의 획득!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저자에게 그러나 학창 시절 4·3은 어렴풋한 옛날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성인이 되어 기자가 된 그는 4·3과 운명처럼 만났다고 회고한다. 어느덧 30여 년 전이다. 그는 30여 년에 걸쳐 4·3 관련 기사를 취재, 세상을 향해 무수히 발신했고, 생존자와 유족들을 찾아 숱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저자는 4·3을 제주 안에서만이 아니라 그 시대적 배경 속에서 바라보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추적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그의 취재와 기록은 4·3의 진상 규명과 희생자들 명예 회복의 발판이 되었으며, 일반인들에게 4·3의 실체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함으로써 이 시대 기자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4·3은 그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4·3을 운명으로 여긴 그는 취재 및 기록자로서의 역할에 멈추지 않고, 미국의 역할과 책임, 세계사 속에서의 4·3의 의미에 주목하여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음으로써 4·3을 학문적 화두로 삼은 연구자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이 책은 이렇듯 기자이자 연구자로서 저자가 지난 30여 년 동안 천착해온 4·3의 진실과 그 의미의 성취물이자 압축본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책을 통해 이제야, 이제라도 우리는 4·3을 제대로 바라보는 창이며 동시에 매우 유용한 길잡이를 갖게 되었다. 다가오는 2023년 4월 3일, 제주에서는 제75주년 추념식이 열릴 것이다. 우리는 해마다 봄이 오면 열리는 추념식을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가. 이 책이 그 답을 찾는 여정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한겨레』 기자.
제주 출생. 1989년 기자가 된 뒤 운명적으로 4·3을 만난 이래, 30여 년 동안 4·3의 진실과 그 의미를 밝히는 데 천착해 왔다. 연구와 취재를 통해 4·3의 진실을 밝히고, 드러내는 데 대한 노력으로 제주4·3평화재단이 주는 제1회 4·3언론상 본상(2022)을 수상했다. 기자이자 연구자로 활동하며 폭넓게 해온 취재의 기록이 이 책의 바탕이 되었다.
지역사, 한국사의 범주를 넘어 4·3과 미국의 관계, 세계사 속에서의 4·3의 의미에 주목하여 제주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리스와 제주, 비극의 역사와 그 후』(2014), 『4·3, 미국에 묻다』(2021) 등 꾸준한 저술 작업을 이어왔다. 이밖에 『현대 사회와 제노사이드』(공동, 2005), 『20세기의 대량 학살과 제노사이드)(공동, 2006)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고, 제주4·3연구소가 펴낸 『무덤에서 살아나온 4·3 수형자들』(2002), 『그늘 속의 4·3』(2009), 『4·3과 여성』(전3권) 등 4·3 생존 희생자들의 육성을 담아낸 여러 구술집 작업에도 참여했다.
목차
· 사진으로 보는 4·3· 책을 펴내며· Preface 1. 역사·그날로부터 2,762일 제주 섬을 감싼 태평양전쟁의 소용돌이 | 제주 역사에 흐르는 단결과 투쟁의 정신 | 해방, 자치의 섬을 꿈꾸다 | 미군정 실시, 혼란이 시작되다 | 경제난·식량난·전염병, 삼각편대의 검은 먹구름 | 3월 1일, 제주를 뒤흔든 총성, 분노한 민중의 총파업 | 미군정의 무능, 경찰 · 우익의 전횡, 고문과 테러 | 미국의 봉쇄 정책, 남한을 반공의 전초 기지로! | 탄압과 잇단 고문 치사 사건, 무장봉기에 불을 끼얹다 | 1948년 4월 3일, 임계점의 폭발, 오름마다 타오른 봉홧불 | 실패로 끝난 제주도 5 · 10선거, 강력한 토벌 작전의 예고 | 잿더미로 변한 제주도, 빨갱이로 불린 제주 섬 사람들 |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2,762일2. 끝나지 않은 역사·그날 이후 오늘까지 반세기에 걸친 탄압과 금기의 시대 | 1987년 6월 항쟁, 진상 규명을 향한 여정의 시작 | 2007년 제주국제공항 유해 발굴, 세상 밖으로 나온 희생자들 | 노무현 대통령, 국가 권력의 잘못을 공식 사과하다 | 문재인 대통령, “4 · 3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 2021년, 4 · 3특별법 전면 개정 | 4 · 3 수형인 명예 회복, 재심의 이름으로 | 더디지만 전진해온 역사, 멈춰서는 안 되는 진실 규명의 길3. 흔적1·올레길 위의 그날들 올레1코스, 성산일출봉 터진목 학살터에 묻혀 있던 어머니의 은반지 | 올레8코스, 중문성당에서 만나는 ‘4 · 3을 기억하는 기도’ | 올레10코스, 일제 강점기의 슬픈 역사, 길목마다 드리워진 4 · 3의 이면 | 올레14코스, 무명천 할머니 진아영의 사연 | 올레17코스, 제주국제공항을 지나 관덕정으로 | 올레18코스, 주정공장 수용소와 핏빛바다 곤을동 | 올레21코스, 해녀 투쟁의 진앙지가 학살터로4. 미국·냉전의 렌즈 미국의 얼굴, 그들에게 제주도란 | 이데올로기의 전쟁터, 남한 | 지정학적 요충지 제주를 둘러싼 미-소 논쟁 | “미군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미군정의 작전 계획, 그러나 | 5 · 10선거 실패, 미 구축함 제주로 급파 | ‘민간인 대량 학살’의 책임으로부터 그들은 자유로운가 | “소련 잠수함들이 제주에 나타났다”, 이 허위 보도의 이유는? | 제주도 진압을 둘러싼 이승만과 무초의 교감 | 제주도를 향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심5. 떠난 사람들·4·3 디아스포라 북으로 간 우리 오빠 | “어떻게든 제주를 떠나야겠다”, 그들이 선택한 땅은 다시 일본 | “날마다 한국의 밀항자들을 붙잡고 있다” | “죽어도 돌아오지 말라”, 종손을 향한 할머니 유언 |”어머니를 죽인 자들에게 머리 숙이고 싶지 않다”, 일본에서 이름 바꿔 산 사연 |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잊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도 분노하는 재일동포6. 양과자 반대 운동·제주도 미군정과의 최초 대립 달콤한 양과자의 유혹 | 조선 착취의 미끼, 눈깔사탕 | 드롭프스 대신 쌀을 달라! | 미군정의 양과자 수입 비용, 백미 10만 5천 석 | 학생들이 직접 나선 제주 양과자 반대 운동 | 제주 청년학생들의 시위와 미군정의 해산 | 양과자 반대운동에 나선 그, 죽음을 피해 일본으로 7. 목격자·최초의 순간, 거기 있던 사람들 3 · 1사건, 그날 그 희생자들 | 가장 나이 어린 희생자, 오라리 출신 허두용의 동네 후배가 보고 들은 그날 | 어린아이를 안고 있던 박재옥, 그녀가 쓰러지는 걸 본 국교생 | 아버지를 잃은 아들, 살려 달라던 아버지를 잊을 수 없어 | 아라리 출신 오영수, 딸의 기억 속 아버지의 마지막 | 모든 현장에 ‘그들’이 있었다, 목격자들의 증언 | 정당방위? 진상과는 거리가 먼 진상 조사단의 발표 | 지지부진한 진상 조사, 3 · 10민 · 관 총파업을 부르다 | 3 · 1사건과 3 · 10민 · 관 총파업의 영향8. 흔적2·정방폭포에 남은 수용소와 학살의 기억 정방폭포에 흐르던 붉은 선혈 | 고문과 학살의 현장, 정방폭포 | 화가 이중섭이 거닐던 해안, 죽음의 수용소 | ‘석’방과 ‘대’석방 사이, 재판 아닌 재판 | 정방폭포 위에서 부모를 잃다 | 산속으로 피신한 가족, 토벌대에 잡혀 수용소에 갇히다 | “똑똑히 봤다, 정방폭포에 널린 시신들을”9. 그날 그곳·1949년 1월 17일 북촌리 하루, 한 마을, 300여 명, 집단 학살 | 불타는 집들, 학교 운동장으로 향하는 사람들 | 운동장을 채운 공포 | 군인들의 장대 밀어내기, 삶과 죽음의 선 | 유리알처럼 반짝이는 핏빛 땅 | 다시 학교 운동장, 노을 지듯 불타는 마을 | 집으로 돌아가는 길 | 고구마 한 개, 사랑의 쌀 한 줌 모으기 운동 |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그들’은 누구인가10. 흔적3·한라산 눈 위에 뿌려진 붉은 동백꽃 그해 겨울, 12살 그녀의 한라산 | 한밤중 한라산을 오르는 소녀 | 갑자기 밀려온 고난의 시작 | 도피자 가족으로 몰린 식구들, 아버지가 총에 맞다 | “살려줍서! 살려줍서!”, 어머니의 마지막 몸부림 | 피신 또 피신, 수용소, 다시 만난 동생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많은 기억들, 시간의 고문 | 남원면 살던 11살 소년의 한라산 | “일주일이면 평화가 온다”, 삼촌들 따라 한라산으로 | 볼레로 연명하다, 11살에 산에 올라 12살에 내려오다 | 한라산 도꼬리낭 이파리로 견딘 20살 한남리 청년 | 수용소에서 징역 15년형, 죽을 고비 넘기고 7년 반 만에 고향으로11. 대살代殺·도피한 가족 대신 죽다 대살, 대신하여 죽다 | 국정감사장에 선 4 · 3 증인, “가족을 쏜 사람이 경찰이라는 말입니까?” | 도피의 대가를 치러야 했던 가족들 | 기적적으로 살아남다, 평생 트라우마로 고통받다 | “자손 하나만이라도 살려 달라”, 그렇게 말하고 떠난 하도리의 그 부모 | “살려만 줍서, 살려만 줍서”, 애원하던 동생들 | 경찰에게 고문당해 피신한 형님, 도피자 가족이 된 남은 식구들 | 도피자 가족 학살, 국가의 폭력12. 여성들·침묵 넘어 세상 밖으로 침묵 넘어 진실은 세상 밖으로 | 비학동산의 비극, 그 여인 | 형무소 가는 품 안에서 아기를 잃은 어머니 | 임산부가 보고 겪은 패륜과 가혹의 현장 | 남편 잃고 청상이 된 그녀, 토벌대를 피해 산으로, 수용소로 | 수용소에서 출산한 며느리, 이름이 바뀐 탓에 육지로 끌려간 시어머니 | 12살 소녀, 고문을 당하다 | 여성들, 살아남은 자들의 살아남기 | 굶주림, 먹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 식모로, 농사로, 물질로, 군대로 그렇게 꾸린 생 | “살암시난 살앗주”13. 정명正名·우리 이름 불러줄 자 누구인가 4 · 3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각들 | 이름 짓지 못한 역사 | 탄압에 맞선 저항의 역사 그리고 4 · 3 | 섬 공동체, 그것이 갖는 특별한 의미 | 4 · 3, 정명正名과 정명定名· 에필로그 · 부록 -대한민국 대통령 4·3 관련 연설문 전문 -제주4·3 주요 연보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