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기쁨
“어느 누구도 상처받지 않은 채 오늘을 살아낼 수는 없다.
나는 삶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보다
내가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훨씬 더 집중했다.”
30년 경력의 [뉴욕타임스] 저널리스트가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고서야 비로소 발견한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
불행에 인내하고 행복에 오래 머무르려는 결심에 관한 이야기
“산악 모험가 에릭 와이헨메이어는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랐고 세계 7대 봉우리를 모두 등정했을 뿐만 아니라 그랜드캐니언의 급류에서 카약을 즐겼다.” 이 한 줄이 기사화되기까지 에릭 와이헨메이어는 수많은 좌절과 표현할 수 없는 무력감을 겪었을 것이다. 한계를 극복하려는 도전은 경이롭지만 동일한 한계를 겪어본 적 없는 우리는 표면적인 감동만을 느낄 수밖에 없다. 타인의 불행은 그런 것이다. 『상실의 기쁨』 저자 프랭크 브루니 역시 이런 뉴스들로 넘쳐나는 저널리스트 생활을 30년 이상 해왔지만 오른쪽 시력을 잃기 전까지는 이 성취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 이러한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지나치게 다른 데 마음이 쏠려 있었고, 지나치게 순진했으며, 지나치게 우쭐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력 상실’이 자신의 일이 될 거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이것은 비단 프랭크 브루니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뉴욕타임스]에서 20년 이상 간판 칼럼니스트로 명성을 쌓았고 백악관 담당 기자, 이탈리아 로마 지국장을 역임하고 음식 평론가로도 활동하며 주목받는 글을 써온 프랭크 브루니. 여전히 왕성하게 일하던 쉰두 살의 어느 날, 느닷없이 닥쳐온 뇌졸중으로 시신경에 혈액 공급이 끊겨 점점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어가게 된다. 의사는 왼쪽 시력마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 이런 와중에 오랜 연인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로 이별하고,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게 된다. 이러한 불행들을 계기로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신했지만 그동안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 흐린 오른쪽 눈을 가지고 찾아보는 기회를 비로소 갖게 된다.
소설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는 [뉴욕타임스]에 “막대한 삶의 허기를 용기 있게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은 시력을 잃은 사람의 슬픈 이야기가 아니라 삶이 시험에 들 때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의 이야기다. 브루니는 상실을 강건한 지혜로 바꾸어낸다”라는 내용과 함께 장문의 추천의 글을 남기며 강력한 극찬을 보냈다. 아울러 『부모와 다른 아이들』, 『한낮의 우울』 저자인 심리학자 앤드루 솔로몬 역시 “프랭크 브루니는 회복탄력성을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는 재주를 가졌다”라는 찬사로 저자의 유일무이함을 인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