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이야기 근대의 세계 2
우리는 근대 세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현대 사회의 원형이기도 한 그 시대는 중세와는 어떤 차이가 있었으며 중세를 허물어뜨린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근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현대 세계에 대한 기원을 알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사는 현대 세계는 근대의 자식이다. 근대의 자궁에서 현대가 탄생했고 근대가 제공한 자양분으로 오늘날 우리가 존재한다. 긍정적인 관념(자유 평등 박애 같은 인류의 공동선)과 부정적인 유산(개인별 · 국가별 빈부격차의 문제, 민족 · 인종간의 갈등)도 이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에게 넘어왔다. 이 점이 우리가 근대 세계를 탐구해야 할 이유이자 이 책이 씌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근대 세계는 정치혁명과 산업혁명이라는 ‘이중 혁명’을 통해 형성되었고, 그것은 ‘자본’으로 대표된다. 자본은 시기마다 모습을 달리하면서 영향력을 넓혀갔고 점차 세계를 ‘시장화’하였다. 그것의 완성태가 제국주의다. 제국주의는 고도화한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기 위한 체계이며 원료공급지로서, 판매시장으로서 식민지를 필요로 하는 시스템이다. 이것의 본질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때보다 더 정교하게, 더 강하게, 더 크게 자기 몸통을 만들었고 일국의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적 성격’이 강화되었다. 바로 이 점이 근대와 현대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매개다. 근대 세계의 원형은 중세 후기 사회의 모순에서 잉태되었다. 그리고 몇 가지 정치적 · 사회적 사건을 통해 기존 질서를 수호하려는 세력과 신질서를 내세우는 세력간에 패배와 승리가 반복되면서 ‘근대의 특징’이 싹트게 되었고, 새로운 세력이 점차 주도권을 장악해나가면서 정치혁명과 산업혁명이라는 ‘이중 혁명’을 통해 형성되기에 이른다. 이 책은 중세 후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제국주의가 완성된 20세기 초반까지 400여년의 역사를 사건 중심으로 살핀 글이다. ‘근대’라는 세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생성 · 변화 · 발전 그리고 해체되는지 독자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잘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