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나무 - 초록꿈 창작 동화 13
어느 산 속 비탈진 언덕에 세상에 태어난 지 오래 되었지만 애기처럼 작아서 모두들 ‘키 작은 나무’라고 부르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주위의 키 큰 나무들 때문에 햇빛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돌과 자갈투성이 땅에 뿌리를 내리느라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키 작은 나무는 좀더 뿌리를 깊이 내리고 조금의 햇빛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키가 좀처럼 자라지 않자 크게 실망하던 키 작은 나무는 꿈을 찾아다닌다는 파랑새의 말에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결국 뿌리내리는 일이 자신의 꿈을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열심히 뿌리를 내립니다.그 후 몇 년이 흐른 어느 날, 목재로 사용할 나무들을 베러 산에 올라온 산지기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히 자라고 있는 키 작은 나무를 발견하고는 가까이 다가가 따뜻한 포옹과 함께 격려를 해 줍니다.
산지기의 따뜻한 격려에 큰 힘과 용기를 얻은 키 작은 나무는 건너편 시냇가에 심겨져 노력하지 않아도 쑥쑥 자라는 키 큰 나무를 ‘운 좋은 나무’라 부르며 부러워하면서도 뿌리를 내리고 물을 빨아올리는 일에만 열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냇가에 심겨진 자신의 행운만을 믿고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던 시냇가의 그 ‘운 좋은 나무’가 숲에 불어닥친 거센 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뿌리째 뽑혀 쓰러져 있는 것을 본 키 작은 나무는, 더 이상 다른 친구들보다 키가 빨리 자라지 않는다고 불평이나 원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키 작은 나무의 뿌리는 마침내 땅 속 깊이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와 맞닿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러 수백 년을 살아남은 거목이 된 키 작은 나무는 이제는 산 주인이라도 함부로 벨 수 없는 보호수로 지정되었습니다.
지금도 키 작은 나무가 푸른 잎사귀를 달고 하얀 꽃을 피울 때면 그 향기가 온 산을 은근하게 감싸고 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