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라나 5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와 동일시할 수 있는 누군가와 그 사람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외국의 한 유명한 영화감독이 말했듯 우리가 어떤 작품에서 느끼게 되는 감동이란 그 작품과의 교감, 즉 '공감'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김경란의 일러스트집 『까페라나』는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우리가 친구들과 웃으며 나누었던 이야기들, 늦은 밤 일기장에 끄적이던 이야기들, 차창 밖으로 무심코 바라보았던 풍경들, 그리고 우리가 만나고 헤어졌던 많은 사람들… 그런 것들을 작가는 일기를 쓰듯이 꾸밈없이 그려내고 있다. 그녀는 문학적 감동을 유도하는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나머지 감동의 몫은 우리 자신이 덧붙일 수 있도록 하나하나의 풍경에 여분의 공간을 남겨두고 있다. 그래서 짧은 이야기 하나 그림 하나에도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하게 된다.
한 컷 한 컷 그녀가 그리는 꾸밈없는 일상은 우리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우리의 일상을 잠시나마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끔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