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꽃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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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버리고 세월도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마음까지 버리고/ 그래도 버리지 못한 시조 하나 남았더라// 이렇게 버리지 못한 시조 하나 붙들고 부끄럽게 묶어 보았습니다.
자신의 시는 자신의 춤이요 노래요 기도입니다.
슬프거나 기쁘거나 신명으로 풀어내어 한 판 판소리의 소리로서 노래가 되지 못한 노래를 내 피는 노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빚진 분들께 이 시집을 드리며 함께 수고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김소해, 책머리글 (시인의 말)
꽃의 참 아름다움은 그 염미艶美한 모양이나 자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풍기는 향기에 있습니다.
치자梔子는 안평대군安平大君의 명화이훼名花異卉에 매란국죽梅蘭菊竹, 목단牧丹, 해당海棠, 옥잠玉簪, 목련木蓮과 함께 소개되고 있는가 하면 승단백僧端伯의 명화십우名花十友에도 선우禪友로 칭송되고 있습니다.
일명 목단木丹, 임란林蘭, 월도越桃, 선지鮮支 등으로 불리는 이 꽃은 잎은 새파랗고 두터우며, 꽃은 하얗고, 동절에도 낙엽지지 아니하며, 열매는 누런 물감으로 쓰이나 무엇보다 향기가 맑고 높은 청향淸香인 것이 특징입니다.
시조시인 김소해 씨가 ?치자꽃 연가?란 시조집을 상재합니다. 더 없이 반가운 일이며 기뻐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책 속에 치자꽃의 높은 향기와 순백의 아름다움, 그리고 겨울에도 낙엽지지 않는 지절志節, 누렇게 물이 드는 연연姸姸한 채색까지 새겨서 담고 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 김상훈(퇴계학연구소장. 전 부산일보 사장), (격려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