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화이트 앤 더 헌츠맨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널리 사랑받아온 그림 형제의 고전 동화 ‘백설공주’가 현대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어둠의 군대를 이끄는 절대악 여왕으로부터 왕국을 되찾기 위해 사냥꾼의 도움을 받아 전사로 새롭게 태어나는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고전을 창의적으로 비튼 이 작품은 그림 형제가 묘사한 바 있는 신비로운 세계관과 한층 더 깊이 있게 입체화된 캐릭터, 빠르고 긴박한 전개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사랑과 욕망, 빛과 어둠의 군대가 충돌하는 치열한 전쟁이 세련된 필치로 눈앞에 펼쳐진다.?『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원작이 가진 탄탄한 세계관은 그대로 가져오되, 소설의 형식을 빌림으로써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전형적이었던 캐릭터는 보다 생동감 있게 재조명되었다. 여왕에 의해 탑에 유폐되어 있던 공주는 백마 탄 왕자님에 의해 구출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망을 쳐서 검술을 배운다. 여왕의 통치로 인해 폐허가 된 왕국 곳곳을 지나면서 백성들을 위해 여왕과 맞설 것을 다짐하고 전사로서 각성한다. 현대적인 여성상을 투영해 새롭게 태어난 백설공주의 성장기가 이 소설의 중추라 할 수 있다. 작품의 또 다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여왕도 평면적인 악의 캐릭터를 뛰어넘는 매력적이고 치명적인 인물로 재조명된다. ?한때 정복전쟁의 희생자였지만 우연한 기회에 손에 얻은 마법의 힘으로 타인의 젊음을 흡수하며 욕망에 매몰되어가는 모습은 소름끼치지만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최초로 제목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새롭게 얻은 캐릭터인 사냥꾼은, 주어진 삶에 순응하며 회의감에 빠져 살아왔지만 백설공주를 만나며 희망을 되찾아가는 변화무쌍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공주와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을 느끼면서 윌리엄 왕자와 미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해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이들이 대립하는 구도는 원작 그대로 명확하지만, 선과 악의 축 모두에게는 복잡한 개인사가 숨겨져 있다. 전형적인 악의 축으로만 묘사되었던 여왕이 그토록 힘과 젊음에 집착하는 이유와, 백설공주와의 숨겨진 관계가 설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