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눈치는 없고요, 질문은 많습니다!”차가운 지성, 뜨거운 열정의 소르본 대학에서 찾은나, 그리고 내 삶의 지혜로운 답한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가치가 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 ‘대학만 가면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 일단 수능 공부를 해라.’, ‘가만히 있어야 중간이라도 가니까 남들 하는 대로 해라.’ 등등. 부모님, 선생님은 물론이고 미디어에 나오는 어른들까지 저런 얘기를 해대는 통에 ‘정말 그럴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전에 체화되어버린 것들이다. 이 책의 저자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고등학교라는 공간을 거치기 전까지는. 어른들이 시키는 일에 토를 달지 않던 아이였던 저자는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자신이 삶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거짓과 위선을 자각하며 사회가 규정한 것들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연함을 의심할 때마다 돌아오는 건 피곤하게 군다는 핀잔뿐이었다.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무작정 파리로 떠났다. 그곳에서는 인생이 한가득 떠안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랑스는 인간 삶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철학’이라는 학문으로 손꼽히는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반짝이는 청춘’이라고 불리는 20대를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곳에서 보내는 건 썩 멋진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더해지기도 했다. 막연한 짐작만으로 떠난 것치고는 운이 좋았다. 저자가 입학한 소르본 대학의 철학과는 비합리적이라고 느끼는 것에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고, 불편한 대화가 예상되더라도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열띤 토론을 이어가는 세계 각국의 열정적인 학생들이 모인 곳이었다. 저자는 그곳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한국에서 강요받은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좋은 삶’이 무엇일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갈 수 있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사유의 결과물을 담담하면서도 위트 있는 문장으로 담았다.
저자소개
명품 인간이 될 수 없었던 파리의 철학도. 20세기 끝자락의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명품 인간이 되라!’는 교장 선생님의 외침에서 알 수 없는 수상함을 감지하고 스무 살이 되던 해에 프랑스로 떠났다. 인간의 권리를 쟁취해 낸 역사가 있는 곳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면 ‘나는 명품 인간이 될 것인가? 아니, 되고 싶은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2년 과정의 어학 코스를 밟고 입학한 파리 제1대학 소르본에서는 철학을 공부했고, 2020년 가을부터는 동대학원 철학과 미술사학부에서 미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학부 수업에서는 ‘질문에 질문으로 되묻기’를 배웠다. 이미 상대가 원하는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체하고 문제의 근본을 되물으며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는 방식이었다. 낯선 공부였지만 한국에서 ‘눈치도 없고 말도 안 듣는 사람’으로 평가받아왔던 덕분에 즐겁게 배워나갈 수 있었다. 지난 3년의 여정에서는 ‘명품 인간이 왜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얻었다. 더 많은 사람과 ‘철학하기’의 유익을 향유하며 우리 모두에게 가장 좋은 삶이 무엇일지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 계속해서 배우고 쓰는 삶을 살아보려 한다.
목차
004 프롤로그1장 배움의 시간 : 나에게 가장 좋은 삶012 명품 인간이 되고 싶나요?024 내지 않은 휴학계035 낯선 언어로 다시 태어나는 법045 언어 학습자에게 보내는 편지056 돈 없으면 배움도 없다?066 좋은 삶을 공부로 배울 수 있나요?077 내게는 너무 서글펐던 집086 바뀐 이름을 걸고서096 건포도빵의 교훈106 하늘을 나는 철학과 과제116 도시 연애 수난기126 평범한 인종차별136 그녀는 왜 입꼬리 주사를 맞았나145 채식주의자의 파이 나누기155 S#15 파리 13구의 슈아지 공원2장 배움의 재구성 : 모두가 덜 불행한 세상166 수치를 모르는 가난176 마초맨의 수난187 아쿠아리움에서의 심리 상담197 사람다운 게 뭐라고208 인기 없는 여자의 고백219 책에 관한 일곱 가지 짧은 이야기231 부끄러운 시계 자랑241 썩지 않을 청춘252 울기엔 좀 구린 슬픔262 악령이 되어버린 여동생273 혼자 떠난 촌년의 그리스 여행285 친구 관광시켜주기297 아가씨의 속죄309 지구인의 게임 공략법321 걸려온 전화334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