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셔츠
★ 추천 서평
어둡지만 신성한 냄새가 물씬하다 … 이 소설은 홀로코스트를 다룬 걸작이 될 만하다. 마텔은 독자를 햇빛이 찬란한 세상에서 끔찍한 어둠에 싸인 노인의 박제 상점과 유럽의 과거로 끌어간다. 소설의 끝 부분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며, 독자를 경악과 감동에 몰아넣는다. _《유에스에이 투데이》
악의 세력이 준동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텔은 간결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이 질문에 답해냈다. 우리 대부분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공포의 시대를 다룬 문학에 또 하나의 걸작이 더해졌다. 인간이 얼마나 악랄해질 수 있고, 살아남기 위해 어떤 타협을 하는지 곰곰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_니나 산코비치, 《허핑턴 포스트》
맨부커상을 수상한 『파이 이야기』의 매력에 빠진 독자라면 마텔의 소설에 다시 그런 매력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마텔은 비유의 힘을 한껏 활용해, 이번에는 홀로코스트의 유산을 다루었다. 진실과 착각, 책임감과 무분별의 경계를 집중적으로 다룬 소설이다. 우리에게 생각하는 즐거움을 자극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_《마리 클레르》
이번 소설도 우화 형식을 띠며 『파이 이야기』 못지않게 창의력이 돋보이고 도발적이다. 다만 이번 소설에서 다루는 주제는 대량학살이다. _《굿 하우스키핑》
마텔은 어떤 것도 소설처럼 진실을 말할 수 없다는 걸 다시 증명해 보였다……철학적 승리를 거둔 소설이다. _《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도 베아트리스와 버질은 당신의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이다.
_《북페이지》
『20세기의 셔츠』를 음악에 빗댄다면, 거의 들리지 않을 듯이 나지막이 시작해서 귀청을 찢을 듯한 고음까지 치달은 후에 갑자기 침묵으로 떨어지는 확대된 둔주곡이라 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이 지옥처럼 뜨거운 불길의 사로잡혀 있듯이, 독자도 이 소설에서 빠져나갈 길이 없다. 모든 구성요소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극한의 공포로 치닫는다. _《하버드 크림슨》
희곡「20세기의 셔츠」에 숨겨진 미스터리한 진실
증오와 광기를 신선하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담은 우화
당나귀 베아트리스와 원숭이 버질이 인도하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
그 끝은 어디에 가닿을까?
『20세기의 셔츠(원제: Beatrice and Virgil)』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저자 얀 마텔의 또 다른 장편소설이다. 제34회 부커상 수상작이자 41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작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파이 이야기』이어 전 세계가 주목한『20세기의 셔츠』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온 작가의 집념이 독창적인 상징으로 빛나는 우화 형식에 결합된 작품이다. 당나귀 베아트리스와 원숭이 버질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학살, 즉 홀로코스트를 상징적으로 조망한다.
얀 마텔은 “셔츠가 어디에나 있듯이, 홀로코스트는 어디에나 있다”고 말한다. 20세기 중엽에 일어난 인류의 대학살이 21세기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동물 학대라는 이름으로, 성 차별과 인종 차별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국수주의와 민족주의,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모든 불합리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의 고유명사가 바로 오늘날의 홀로코스트이다.
『20세기의 셔츠』에서 작가 헨리는 ‘왜 홀로코스트를 다루는 방식은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방식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왜 상상력이나 비유를 개입시킬 수 없는가’ 하는 데 의문을 갖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소설을 완성한다. 하지만 출간하기도 전에 관계자들에게 혹평을 받고 글쓰기를 중단한 채 익명의 삶을 살아간다. 어느 날 독자가 보낸 의문의 소포, 뭔가를 감춘 듯한 토막 난 희곡 <20세기의 셔츠>를 받으면서 그의 안온하던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헨리는 이 희곡을 쓴 사람을 만나 그가 희곡을 완성하는 것을 돕게 되고, 어둡고 거칠고 두려운 세계로 점점 더 깊이 끌려들어간다.
희곡 속 주인공인 베아트리스와 버질은 잔뜩 굶주리고 지치고 겁에 질린 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채로 마냥 길을 걷고 있다. 이 이름은 단테의『신곡』에서 길을 잃은 단테를 연옥과 지옥으로 안내하는 베르길리우스(버질)와 천국의 안내자인 베아트리체(베아트리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작가는 죄에 빠진 단테가 올바른 길로 돌아가기 위해서 안내자가 필요했듯이, 홀로코스트라는 사건에 대해서도 안내자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기를 거부해온 역사적 사건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순전히 상상적인 방식, 그러나 그 사건의 정서만은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써낸 소설이다. 이 작품은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는 폭력이라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하는 동시에, 삶의 진실과 인간의 신념을 밝혀줄 새로운 안내자를 만나게 한다.
『20세기의 셔츠』라는 제목은 알레고리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 모든 문명에서 셔츠는 닳아 해졌다. 홀로코스트의 피해자들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졌다. 셔츠가 어디에나 있듯이 홀로코스트도 어디에나 있다. 한 집단의 인격과 인간성을 말살하려는 집단학살 뒤에 감추어진 생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팽배하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홀로코스트를 20세기의 셔츠라고 생각했다. 그 셔츠는 20세기 중엽 유럽 유대인들이 입은 셔츠였지만 이 땅의 어디에서나 입을 수 있다.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