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방 이야기 중권
책을 펴내면서
소방에 입문한 지 13년을 넘기는 내 나이 마흔 둘에 난생 처음 책을 써 본다. 언젠가 한 번은 책을 써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하는 생각이겠지만,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생각지도 못한 우연한 사건으로 인한 것이었다.
2011년 알고 지내던 한 소방잡지의 편집장으로부터 내가 가진 해외소방정보를 모아 책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뜻밖의 권유를 받아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이 책의 집필을 시작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내가 소방에 입문하여 주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소방에 대해 수집하고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구성하였으며, 특히 2003년 유럽소방 방문, 2004년 6개월간의 독일 소방관서 실습 등을 통해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꼈던 세세한 이야기들도 많이 담아 독자들이 독일과 유럽의 소방에 대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좀 더 현장감 있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했다.
내 경험에서는 유럽에서도 독일의 소방이 오랜 역사를 가졌음은 물론 높은 기술수준과 전문지식으로 유럽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우리가 배울 것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독일은 2차 대전의 패전 이후 동서로 분리되었고 연합군의 미국, 영국, 프랑스가 지역별로 제각각 자신들의 시스템을 정착시켰기 때문에 독일소방 전체를 단일하게 이해하기 대단히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면에서 나는 독일의 여러 주와 인접 국가들의 소방을 비교하여 다양한 독일의 소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고자 노력하였다.
나름대로 이 책을 통해 독일 소방의 많은 것을 얘기하려 했지만 내용의 양이나 정확성에서 아쉽거나 부족한 면이 많다. 그렇더라도 결코 적지 않은 것에 대해 상당히 사실에 근거하여 기술하고자 노력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독일의 소방을 이해하고 기술이나 지식을 얻고자 하는 소방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내가 2004년 독일소방관서에서 실습을 하는데 진정하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던 독일의 소방관 마르쿠스 부흐만과 게르하르트 라이, 그리고 정승진 전임 태백소방서장님께도 특별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