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성직
예술의 성직(聖職)은 차라리 작자 개체의 생명을 연장함에 있는 것보다도 시대상을 반영하며 민족성을 구현함에 있다고 하겠다.
고구려의 벽화는 활기에 넘쳐 인물과 조수(烏獸)가 모두 비약(飛躍) 전진하는 상세(狀勢)를 보이고 있음은 당시 수당(隨唐)제국과 패권을 다투던 고구려인의 용건(勇健)한 진취적 기상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
신라의 예술이 그 성시에는 자못 웅려(雄麗)한 풍(風)을 띄었던 것이 말운(末運)에 가서는 차츰 섬교(纖巧)한 폐에 빠졌으니, 우리는 여기서 예술에 나타난 시대상의 반영을 볼 것이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