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
말년의 외로움을 걱정해주는 오지랖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자녀 필요성에 대한 미혼 인구(20~44세)의 생각’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48%와 남성의 29%가 ‘없어도 무관함’으로 답했다. 그리고 올해에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국민의 66%가 혼인·혈연과 무관하게 생계와 주거를 공유할 경우 가족으로 인정하는 데 동의했다. 이처럼 가족이란 결혼과 출산 중심에서 정서적 유대가 있는 관계 등으로 그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가족은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 저자 진고로호는 결혼 후 아이 없이 남편과 고양이하고만 살면서 ‘결혼하고 왜 아이 없이 사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말끝을 흐리고 그 순간을 모면하기 바빴고 자신이 남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했다. 저자는 그 고민의 과정과 함께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담아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이 책에 아이 없이 사는 삶에 대해 숙고하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담았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살피며 조용하고 끈기 있게 자신을 들여다본 결과의 산물이다. ‘저는 아이 없이 남편과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이대로가 좋습니다.’ 이 작은 선언문을 쓰기까지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아이가 없는 삶을 계획하거나 딩크족으로 사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긍정하고 외부의 시선에 연연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충분히 행복하다는 작가의 말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족도 있습니다’, ‘육아 대신 육묘’,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총 3부로 이뤄진 에세이는 저자의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