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설레고 풋풋하지만 혼란스럽고 헷갈리는 무지갯빛 첫사랑
지금 첫사랑에 아파하는, 지나간 첫사랑에 웃음 짓는 모든 이들을 위한 로맨스
『플립』은 괴짜 소녀 줄리와 외모만 번듯한 소심 소년 브라이스, 이 두 주인공이 마치 일기를 쓰듯 각자의 속마음을 번갈아 서술하는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서 첫사랑의 진통을, 그것이 진통인지조차 모른 채 겪는 소년?소녀의 다양한 감정과 심리 묘사가 더욱 진정성 있게 그려진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남녀의 차이, 오해가 발생하고 발전하는 과정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크고 작은 소동으로 이어진다. 베일 위기에 처한 플라타너스 나무를 지키기 위해 가지 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수정란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키우고, 도시락 바구니를 들고 데이트 경매에 참가하는 것처럼 자극적이지 않아 오히려 신선한 사건들은 마치 한두 가지의 양념으로 맛을 낸 봄나물처럼 풋풋한 매력을 지녔다.
두 주인공이 7살부터 13살까지 성장기를 보내며 겪는 이야기들을 다룬 이 작품은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독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소설이다. 현재 첫사랑의 진통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미처 알지 못했던 첫사랑 상대의 새로운 빛깔에 눈부셔하는 주인공들의 마음에 오롯이 이입해서 볼 수 있다. 지나간 첫사랑에 웃음 지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오해해 버리고 말았던, 내가 보고 싶은 대로만 단정 지어 버리고 말았던 과거 그 사람과의 추억을 상기하며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