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담판의 역사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담판의 역사’들을 현재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책
“기원전 207년 홍문의 연회에서 항우가 유방의 변명을 듣지 않고 그를 죽였더라도, 이후의 중국 역사가 통일기와 분열기가 반복되는 식으로 전개되었을까?”
“기원전 202년 자마 전투의 전날 밤, 스키피오가 한니발의 제안을 받아들였어도, 로마 제국이 지중해 세계를 통일하고 세계에 군림할 수 있었을까?”
“1860년 이탈리아의 테아노에서 가리발디가 거듭된 희생 요구에 반발하고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왕과 갈라서기로 결정했다면, 이탈리아 통일이 우리가 아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1866년 일본의 교토에서 ‘사쓰마-조슈 동맹’이 끝내 이뤄지지 못하고 결렬되었어도, 일본은 메이지 유신에 성공하고, 이후 동아시아의 근대사를 피바람으로 휘몰아갈 수 있었을까?”
“1986년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에서 미국과 소련의 정상이 만났을 때, 그들은 ‘모든 핵과 미사일을 폐기한다’는 데 잠시 합의했었다. 그 합의가 최종 타결되었다면 지금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3천 년 전 히타이트와 이집트가 맺은 카데시 협정은 기록으로 남겨진 세계 최초의 평화조약이자,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치던 두 고대 국가 지도자들이 전쟁이 아닌 담판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기념비적인 유물이다. 이 담판에서 실효성이 입증된 다음과 같은 원칙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 있게 다가온다.
- 서로의 요구에 매달리지 말고 욕구를 보라.
- 상대가 양보할 수 있는 조건에서 이득을 꾀하라.
- 제3의 대안으로 윈-윈 타결의 실마리를 만들라.
로마 입성을 눈앞에 둔 훈족 왕 아틸라 앞에 선 교황 레오 1세, 함락 직전인 예루살렘 성문을 나서 술탄 살라딘 앞에 무릎 꿇은 이벨린의 발리앙. 그들은 미지의 공포에 맞서 흔들리지 않는 사명감과 조금도 위축되지 않는 용기 나아가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제안으로 행운의 여신을 맞아들였다.
피바람 이는 선대의 예를 버리고 대신 술자리 담판으로 왕권의 안정을 이끌어 낸 송 태조 조광윤,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은 결과 통일 이탈리아의 염원을 성취한 이탈리아의 가리발디, 봉건 막부 시대의 종식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카모토 료마 등등. 역사는 종종 희망을 잃지 않는 지도자들의 뜨거운 가슴에 감동하여 움직인다.
“우리네 인생에는 허다한 만남이 있고, 그때그때 중요한 담판이 있다. 그런 담판에서 독자 개인이 더 나은 결과를 얻는 일에 이 책의 내용이 작은 힌트가 될 수 있다면 좋으리라. 그리고 더 큰 안목에서, 어떤 감언이설에도 현혹되지 않고 냉정하게 스스로의 본분과 역사적 사명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최고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아쉬운 지금, 그런 지도자감을 선택하는 일에도 힌트가 될 수만 있다면 필자로서는 무한한 행복이 되리라.(저자 서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