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서른, 싱글, 로미
《파리, 서른, 싱글, 로미》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서른 살의 싱글녀 ‘로미’의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유쾌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여성들의 문화, 패션, 사회 등을 다루는 프랑스 잡지 [쉬크 매거진]의 공동 창업자 미리암과 쥘리아는 주 독자층인 20~30대 여성들을 관찰하여 그들의 모습을 반영한 ‘로미’라는 주인공을 탄생시켰다. 이들은 페이스북, 트위터와 매거진 홈페이지에 로미의 가상 이야기를 연재하게 되었고, 이 이야기는 프랑스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라 불리며 SNS를 뜨겁게 달궈 많은 공감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1년여 동안 연재한 이야기를 묶어 탄생한 책이 바로 《파리, 서른, 싱글, 로미》다.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이 책의 주인공 로미는 아이폰을 쓰면서 하루에도 열 번 이상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는, 그야말로 이 시대의 지극히 평범한 20~30대 청년이다. 누구는 이런 로미에게 ‘재미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로미의 곁에는 그녀의 일상을 버라이어티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적인 주변 인물들이 있다. 페이스북 세계에 입문하자마자 하루에 다섯 통 이상 문자 폭탄을 날리는 엄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로 로미를 괴롭히는 직장 동료들,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며 소동을 피우는 전 남친 등 그녀는 늘 긴장감 넘치는 일상 속에서 살고 있다. 매일매일 별다를 것 없어 보였던 일상을 유쾌한 에피소드로 채워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 편의 시트콤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이 책은 비정규직 문제, 부모님의 이혼, 우울증으로 인한 심리 상담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매력적인 로미의 일상과 함께 쿨하게 풀어내고 있다. ‘지금 이대로, 지금 이 시간’에 만족하며 그 안에서 삶의 여유와 가치를 찾아내는 달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녹여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읽는 내내 독자로 하여금 쿡쿡 웃음이 나오게 하는 로미의 시니컬한 속마음을 표현한 삽화 역시 이 책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