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동서양의 공간을 물론 역사학이라는 영역을 뛰어넘어 현대인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한 『역사란 무엇인가』의 번역본이다. 출간된 지 5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카(E. H. Carr)가 주창한 역사 연구 이론과 그의 역사 인식은 여전히 사회 · 문화 · 정치 · 경제사를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또한 세계의 정치·경제적 위기를 진단하거나 국제적인 역학관계를 재조명할 때 어김없이 논의의 준거나 중심 테마가 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명확한 역사인식의 태도를 보여준다. "역사가의 과제는 단지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랑케의 주장에 대해 "사실은 스스로 말하는 게 아니라 역사가가 말을 걸 때만 말한다"며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의 역사학에 관한 정의 역시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역사의 진보를 끝까지 믿었던 합리주의자, 혹은 진보주의자로서의 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1892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런던의 머천트 테일러즈 스쿨(Merchant Taylor's School)과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Trinity College)를 졸업했다. 1916년에 외무부에 들어가 수많은 업무에 종사하다가 1936년에 사임하고, 웨일스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국제정치학 교수가 되었다. 1941년부터 1946년까지「더 타임스(The Times)」의 부(副)편집인을 역임했으며, 1948년 국제연합의 세계인권선언 기초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1953년부터 1955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의 베일리얼 칼리지의 정치학 튜터(Tutor)를 맡았으며, 1955년에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의 펠로우, 1966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베일리얼 칼리지의 명예연구원(Honorary Fellow)으로 활동했다.
영국이 낳은 금세기의 대표적 사가로, 특히 소비예트 러시아사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4부작 「소비예트 러시아의 역사」는 그의 대표작이자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다른 주요 저서로 양차 대전 사이 국제정치의 흐름을 다룬 『위기의 20년, 19191939(The Tewnty Years' Crisis, 』(19191939) 을 비롯해 『소련이 서구에 준 충격(The Soviet Impact on the Western World)』 (1946), 『낭만의 망명객(The Romantic Exiles) 』(1933), 『평화의 조건(Conditions of Peace) 』(1942),『새로운 사회(The New Society)』(1951), 『나폴레옹에서 스탈린까지(From Napoleon to Stalin and Other Essays)』(1980), 그리고 역사철학의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한편 역사가로서 그는 기념비적인 저작 『소련사(History of Soviet Russia)』로 가장 유명하다. 1945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거의 30여 년간 매달려 완성한 이 책에 대해서「가디언(Guardian)」지는 "금세기에 한 영국인 역사가에 의해서 쓰여진 가장 중요한 저작들 중의 하나"라고 했고, 「더 타임스」지는 "탁월한 역사적 업적"이라고 말했다. 『소련사』는 한 권의 개요집인 『러시아 혁명ː레닌에서 스탈린까지(The Russian RevolutionːLenin to Stalin)』를 포함하여『볼셰비키 혁명, 19711923(The Bolshevik Revolution, 19171923)』;『공백기, 19231924(Interregnum, 19231924)』;『일국 사회주의, 19241926(Socialism in One Country, 19241926)』, 『계획경제의 기초, 19261929(Foundations of a Planned Economy, 19261929)』등의 14권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