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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조금만
- 저자
- 이충걸 저
- 출판사
- 한겨레출판
- 출판일
- 2023-04-05
- 등록일
- 2023-06-19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21MB
- 공급사
- YES24
-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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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 『GQ KOREA』 편집장 이충걸 인터뷰집“질문을 던지고 자극에 응전하는 동안 내가 원한 것은 언어였다.언제나 귀 기울이고 싶은 압축된 지혜의 언어”법륜, 강경화, 차준환, 강유미, 박정자, 장석주…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18년간 『GQ KOREA』 편집장으로 활약한 이충걸의 인터뷰집, 『질문은 조금만』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한겨레〉에 ‘이충걸의 인터+뷰’ 기획 기사를 연재하며 독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글들과, 지면의 한계로 미처 다 싣지 못했던 인터뷰이들과의 뒷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기에 문장의 행간이 풍부히 되살려지고 인물 묘사가 세밀히 덧붙여졌다. 저자는 스포츠와 문학, 음악과 영성, 패션과 새 플랫폼을 망라하며 동시대를 헤엄치는 11인을 조명한다. 각자 두각을 드러낸 분야도, 성별과 연령도 모두 다른 11명의 이야기는 ‘자부심’과 ‘번민’이라는 공통된 인생철학 키워드로 관통된다. 질문과 대답의 바다에서, 저자는 자신의 일과 삶에 몰두해온 이들의 단단한 자부심과 열정을 드러냄과 동시에, 한 평범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내면의 연약함과 번민을 건져 올린다. 한편, 『질문은 조금만』은 반복되는 문답으로 이루어진 통상적인 인터뷰집 형식을 탈피하고, 인터뷰이의 깊은 자의식과 저자의 인터뷰어로서의 사유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테면, 인터뷰이가 입은 옷과 신은 신발, 인터뷰이의 습관적 어투, 시시각각 변하는 손짓과 몸짓, 미묘한 찡그림이나 옅은 환호, 짧은 탄식, 마스크를 벗었을 때의 표정과 마스크가 가릴 수 없는 투명한 눈빛은 모두 인터뷰를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이처럼 사람과 사물과 사건, 그 이면의 것을 섬세히 포착하는 저자의 문장들은 독자로 하여금 책 속의 인물과 그가 지닌 태도와 가치관, 고유한 언어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저자가 만난 11인은 분명 각 분야에서 빼어난 성취를 이룬 동시대의 거장들이지만, 외부의 시선에 비친 반짝이고 매끈한 껍질 안에는 여느 누구와 다름없이 불안해하며 좌절하고 또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울퉁불퉁한 자아가 있다. 흔들리는 시대와 요동치는 내면에도 자신의 일과 삶에 몰두하고자 분투하는 이들은 자부심과 번민을 두르고 우리보다 딱 반 발짝 앞서 세상을 살아간다. 이 눈부시게 평범한 이야기들은 독자에게,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저자가 찾아 헤맨 “압축된 지혜의 언어”를 전하며 일과 삶에 대한 묵직한 울림 그리고 무언가에 강렬히 몰두하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이 글은 모아놓은 질문, 쓸어 모은 대답이 아니라 기나긴 모니터링과 외로운 의심 끝에 적힌 것들이다. (중략) 모든 것이 전적인 실망과 사라지는 욕망에 달려 있다 해도, 이렇게 나약한 인생의 한 코너에 그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_〈프롤로그 - 명백히 사적인 관점〉중에서
저자소개
그처럼 개인적이고 체계가 부족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오래 ‘조직 생활’을 했는지 의아하다는 세간의 평이 떠도는 가운데 이충걸은 [행복이 가득한 집], [보그] 에디터를 거쳐 [GQ KOREA] 초대 편집장으로 18년 간 일했다. 서양문화의 첨병인 패션 잡지 안에서 언어 포함, 한국적 가치를 사수하는 이율배반적인 시간이기도 했다. 몇몇 사회 문화적 사안들에 나름대로 참견하는 한편,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전공을 배경으로 도시 생태학을 지속적인 지큐 콘텐츠로 다루었다.
한편 그는 오래된 책과 옛날 작가, 작은 자동차와 진한 술을 좋아하고, 어떤 사치에 대해서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의 글에 세속의 어수선함과 산골짜기 같은 무구가 동시에 섞여 있는 건 그 때문이다. 가끔, 되풀이해서 문장을 읽어 볼 땐 행간에 서려 있는 어떤 고요에 놀라기도 한다. 이충걸의 글은 회상과 상상에 의한 '스토리'라기보다는 그 스스로 정체성을 부여한 사물에 대한 관찰에서 시작된다. 그의 글감이 되는 사물이란 단번에 정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이상한 언어 감각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은, 지금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는 2011년, 첫 소설집 『완전히 불완전한』을 펴낸다. 처음 쓴 소설 속에서 그는, 서사를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실험적인 현대 문학의 방식이나, 위대한 서사를 통해 세상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듯한 화법을 주장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표현하면서 속도를 유지하는 것, 현기증이 날만큼 화려하면서 마침내 공동(空洞) 같은 허무를 보여주는 문장이 그에겐 서사이기 때문이다. 이충걸이 팽팽한 문장으로 써내려 간 이야기들은 순수한 픽션이라고 하기에는 어리둥절할 정도로 작가와 닮아 있다. 오래된 가구의 모래색, 애들 색종이에 쓰이는 초록색, 학자의 흰머리 같은 회색이 공존하는 그의 문장은, 번번이 몸 안의 신경을 죄다 일으켜 애매하고도 생경한 피로를 느끼게 한다. 간혹, 중학교 동창에게서 받은 편지 같기도 하고, 돈 없는 사람의 눈앞에서 지금 막 불을 켠 쇼윈도 같기도 하고, 침통한 마음을 덮어주는 얇은 담요 같은 문체는 딱히 표현하기 곤란한 원초적 따뜻함으로 지글댈 때도 있지만.
저서로는 첫 소설집 『완전히 불완전한』을 비롯, 어머니라는 우주를 조촐하게 기록한 아들의 글 『어느 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 일생 동안 겪은 숱한 이별의 순간을 들추어 추억한 『슬픔의 냄새』 인터뷰집 『해를 등지고 놀다』 외에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갖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인생을 위하여』에 이르는, 일관되지 않는 산문집 몇 권을 썼다. [11월의 왈츠], [노래처럼 말해줘], [내 사랑 히로시마], [여덟 개의 엄숙한 노래] 같은 연극 대본도 썼는데 모두 배우 박정자와 작업했다.
목차
프롤로그 - 명백히 사적인 관점지금의 노래, 최백호마운드의 토르, 강백호다름의 평등함, 법륜마음속의 완구 공장, 강유미파도 속의 영원, 정현채최초의 이름, 강경화백자의 마음, 진태옥캠퍼스의 호로비츠, 김대진소년의 심장, 장석주얼음의 꽃, 차준환죽음의 왈츠, 박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