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미스프랭
엄청난 재물을 놓고 벌어지는 인간의 본질, 부와 권력의 문제!
세계적인 ‘코엘료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초밀리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2001년작 『악마와 미스 프랭』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악마와 미스 프랭』은 출간 당시 세계 유수 언론들의 찬사를 이끌어냈으며, 43개국 35개 언어로 번역되어 400만 부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악마와 미스 프랭』은 베스코스라는 한 시골마을에 낯선 이방인이 찾아온 후 벌어지는 일주일간의 사투의 드라마이다. 이방인은 마을 호텔 바(bar)의 여종업원인 미스 프랭에게 막대한 양의 금괴를 보여주며 마을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어둠의 냄새를 풍기는 비밀스러운 제안을 하고, 이후 베스코스 주민들은 선악에 관한 악마의 시험을 당하게 된다. 엄청난 재물에 맞닥뜨린 순박한 시골사람들. "인간은 과연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그리고 일곱 번째 날…> 시리즈 완간
『악마와 미스 프랭』의 출간으로 코엘료의 <그리고 일곱번째 날…> 3부작이 국내에 모두 소개되었다. <그리고 일곱번째 날…>은 사랑(『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죽음(『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부와 권력(『악마와 미스 프랭』) 등 인생의 본질적 문제에 맞닥뜨린 인간이 일주일 동안 겪는 사건을 보여줌으로써 생의 의미와 인간의 본성에 관해 성찰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 시리즈는 『연금술사』로 일약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코엘료의 입지를 더욱 굳혀주었으며, 세 작품 모두 전 세계 독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악마와 미스 프랭』으로, 나는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1994)와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1998)로 이어지는 <그리고 일곱번째 날…> 3부작을 마친다. 이 세권의 책은 사랑, 죽음, 그리고 부와 권력에 갑자기 직면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주일 동안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나는 늘 개인에게나 사회에게나심원한 변화들은 잠깐 사이에 일어난다고 믿어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삶은 우리를 난관에 봉착시켜 우리의 용기와 변화이 의지를 시험한다. 그럴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척하거나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핑계를 대며 슬그머니 달아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도전은 기다리지 않는다. 삶은 뒤돌아보지 않는다. 일주일, 그 정도면 우리가 운명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작가 노트’중에서
“인간은 과연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소설의 무대는 프랑스의 산골 마을 베스코스. 노파 베르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집 앞에 나와 앉아 마을로 들어오는 한 남자를 본다. 그는 그야말로 평범한 중년 남자로 보였지만 베르타는 보았다. 그가 악마를 대동하고 마을로 들어오고 있는 것을. 베스코스는 218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오직 휴가철 관광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세월도 비껴간 듯한 쇠락한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의 젊은이라고는 천애 고아인 샹탈 프랭뿐. 샹탈은 호텔 바(bar)의 여종업원으로 일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녀는 호텔 숙박객들을 유혹해 하룻밤을 보내며 베스코스를 떠나 새 삶을 시작할 꿈에 부풀지만 번번이 버림받는다. 그러던 그녀의 눈에 호텔에 숙박하게 된 중년 남자가 들어온다. 잘하면 그를 이용해서 도시로 떠나 새 삶을 살 수도 있으리라.
그녀는 그가 산책을 다니는 길목에서 그를 기다린다. 그러나 우연을 가장한 만남에서 그녀가 맞닥뜨리게 된 것은 중년 사내의 기이한 제안이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에게 가족을 잃고 “인간은 과연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 무기회사의 총수. 지도상에서 눈에 띄지도 않는 마을 베스코스를 찾아와 자신의 의문에 대한 답을 얻기로 한 것이다. 그는 샹탈과 마을 사람들이 “도둑질을 하지 말라”는 계명과 “살인을 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기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가 제시하는 것은 금괴 열한 개이며 기한은 일주일. 샹탈은 극심한 번민에 휩싸여 사흘 밤을 악몽에 시달린다. 금덩이를 보자마자 꿈 많은 젊은 여자의 욕망의 도화선에 불이 붙어버린 것이다. 샹탈은 선과 악, 도덕과 욕망,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몸부림친다. 마침내 그녀는 마을 사람들이 바에 모여 술을 마시는 금요일 저녁, 중년 사내의 끔찍한 주문을 폭로하기로 결심한다……
미궁 끝자락에 비추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설
외지에서 온 중년 남자가 제시하는 유혹적 제안과 그 앞에서 갈등하는, 나약하지만 한없이 추악한 인간 군상이 겪는 일주일. 이 이야기는 외딴 산골 마을의 샹탈 프랭이라는 아가씨와 마을주민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사건 이상을 의미한다. 중년 남자가 제시하는 금괴 열한 덩어리는 몇백 억의 비리 사건이 일 년에도 몇 번씩 터지는 ‘도덕 불감증’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별것 아니라고 코웃음을 칠 수도 있다. 비현실적인,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고개를 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중년 사내의 제안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도처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사내의 말대로 “한 인간의 역사는 전 인류의 역사”이다. 코엘료는 『악마와 미스 프랭』에서 우화의 형식을 빌려 우리 사회와 우리 내면의 미추(美醜)를 가감 없이 그려냈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고 눈이 밝아진 이래, 선과 악의 문제는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인류의 고뇌의 주제였다. 질투에 눈이 멀어 동생을 살해한 카인의 이야기라든지, 하늘 아래 찾아보기 힘든 선인(善人)이었으나 악마의 시험을 당한 욥의 이야기는 지금도 문학작품의 모티프로 등장하여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된 악(惡)과 두려움의 문제를 제기한다. 데뷔 때부터 인간 본원의 문제에 천착해온 코엘료는 『악마와 미스 프랭』을 통해 인류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짐으로써 흥미진진한 게임에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이 게임은 기꺼이 참여해서 승부를 걸어볼 만한 것이고, 이 미궁과도 같은 게임의 끝에서 독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빛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전 우리는 천사와 악마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대립이 삶을 신비롭게 만들죠.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 환경의 도전을 받으니까요……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 혹은 어떤 의도를 품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 따라 선해지기도 하고 악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선하게 사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멀리 본다면 선하게 사는 것이 더 잘사는 길입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그들을 존중하기 때문에 당신을 존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삶이 좀더 즐겁고 편안하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 Sunday Times와의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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