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바둑을 파헤친다! 최강전투
지금 바둑세계는 인공지능(AI)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AI등장 초기에는 그래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AI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바둑의 적수가 아닌 스승으로 받아들이기에 이르렀습니다.
AI가 보여주는 바둑의 세계는 정말 신비롭지요. 상식을 벗어난 수가 신기하게도 힘을 발휘하는 등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둔갑술의 천재입니다. 인간은 보이는 힘만 믿지만 AI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세밀하게 분석하고 종합적 판단을 내립니다.
특히 바둑의 초반은 감성과 감각이 지배하는 시공간이며 단순 인공지능의 계산으로는 인간지능을 넘을 수 없는 금기의 영역이었는데, 더욱 강력해진 인공지능은 이런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인간의 감성을 압도했습니다. 미지의 세계인 초반에도 신출귀몰한 AI는 거침없이 계산을 하여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인공지능이 차가운 이성으로 인간 바둑의 세계를 파헤쳐왔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바둑의 심오한 세계를 인간의 따뜻한 감성으로 분석할 차례입니다. 이 책의 기획 배경은 AI의 새로운 시각으로 달라진 바둑 수법을 보여주려는 데 있습니다.
정석 분야는 3권, 포석 분야는 2권의 시리즈로 완결했습니다. 이번에 다룰 주제는 ‘초반의 전투 요령’입이다. 보통 전투라면 중반에 빈발하지만 초반에도 영토를 넓히거나 삭감하는 과정에서 공방이 전개되며 이 싸움의 결과에 따라 중반의 출발선이 정해지죠. 따라서 중반 전투에 대비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초반에 어떻게 싸우느냐가 당면 과제인데, 능률을 중시하는 AI 관점에서는 싸움을 통해 국면을 주도하고 정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싸움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편의상 4개의 파트로 구분했습니다. ‘파트 1’에서는 정석을 활용하는 과정에서의 싸움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파트 2’에서는 국면을 주도하는 과정에서의 싸움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파트 3’에서는 공방의 과정에서 싸움의 요점은 어디인지 알려줍니다. ‘파트 4’에서는 대국적인 능률 관점에서 행마의 급소는 어디인지 알려주는데, 실은 전투 방법이 무엇이든 지향하는 목표는 능률 행마에 있겠지요.
본문은 유형별로 이어지는데, 모두 32개 장면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들 장면들은 연계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주로 포석 분야에서 배웠던 유형과 실전에 자주 등장하는 모양으로 구성했습니다. ‘부록’에서는 각 장면의 수순을 표시해서 초반 흐름을 열람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두루 독자의 수준에 맞춰 AI시대를 관통하는 전투 요령의 길잡이로 삼을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실전적이며 흥미롭게 꾸미고자 노력했습니다.
우리가 AI로부터 배울 점은 종합적 관점에 의한 대세적 안목과 열린 사고에 의한 창의적 발상입니다. 이 책에는 AI로부터 전수받은 다양한 수법들이 등장하지만 어차피 AI는 전투 요령을 말로 전하지 않습니다. 오직 계산하고 판에다 실천할 뿐이므로 어떻게 활용할지는 전체 국면을 바라보는 여러분의 안목에 달렸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