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피플 -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CEO 25인의 성장 스토리 ; 어리석음이 마침내 산을 옮기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중국 고사성어가 있다.
이 말은 어리석은 한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열자의 탕문(湯問)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산을 옮기겠다는 도전정신도 의미가 있지만 자자손손 한없이 대를 이어 산을 옮길 수 있다는 불굴의 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다.
성공 확률 1%도 안 되는 소프트웨어(SW) 산업에서 어리석다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끊임 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기업용 SW업계의 CEO들을 보면 묵묵하고 굵직한 우공이 떠오른다. 이들은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척박한 국내 SW 시장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이들은 기술·자본 등에 밀려 사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들은 주저앉지 않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토대로 지금의 회사를 만들어 이끌고 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SW사업을 하기에 힘든 환경이다.
하드웨어 분야는 단돈 100원일지라도 비용을 지급하려 하지만 SW는 아무리 그 제품의 부가가치가 높다고 하더라도 ‘공짜’나 ‘덤’으로 주길 바란다. 동양적 기준으로 눈에 보이지 않은 ‘무형’에 돈을 쓰지 않는 관습에서 발생한 현상이다. 게다가 기껏 열심히 만들어 놓으면 누군가 불법 복제를 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여기에 국산 SW에 대한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선입견은 견디기 힘들 정도다.
이렇기 때문에 SW업체의 CEO란 타이틀은 더욱 더 빛난다. 독자 기술력으로 국내 기업의 위상을 높여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기업의 보장된 삶을 스스로 포기하고 ‘이미 게임 끝’이라고 평가하는 험난한 시장을 스스로 선택한 용기도 한 몫했다.
이들 CEO의 공통적인 사업 계기는 사용자의 요구와 특수한 국내 컴퓨팅 환경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욕심에서 시작됐다. 무모한 도전이라고 폄하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절대 글로벌업체에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힘들게 그런 일을 왜 하냐고 시비를 걸던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CEO는 모진 성장통을 이겨내고 이제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해결할 일도 많지만 지금까지의 끈기와 근성을 볼 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발로 뛰며 국내 SW업계를 이끌었던 CEO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다. 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의장, 티맥스소프트 박대연 CTO, 한글과컴퓨터 백종진 CEO 등 25인의 SW기업 CEO가 직접 쓴 이 책은 기업 성장 과정과 리더십 그리고 인간적 면모뿐 아니라 CEO로서 기업을 만들고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겪은 위기와 극복 과정 그리고 향후 각 기업이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지위를 만들어가기 위한 현재의 노력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