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되었던,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천 만석촌에서의 생활이 4남매의 일기를 통해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빚 때문에 고향, 진도를 떠나와 이 곳에서 생활을 하게 된 상미네 가족은 인천에서도 많은 돈을 벌지 못하고 돈 때문에 각박해지는 부모님의 모습만 확인하게 됩니다.
작가는 오랜 시절 이 동화의 배경이 된 도시 빈민촌 아이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아이들의 고민과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4남매의 이야기는 결국 작가가 만난 오늘을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의젓한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눈을 가진 큰언니 상윤이, 동네에서 재미있는 놀이를 찾아 낼 줄 알고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빠 상민, 동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상미, 막내답게 조금은 철없는 생각을 하는 상희.
이 네 명의 아이의 미래가 얼마나 밝을 수 있을지 이 동화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전히 고단하고 힘든 삶 속에서 철거가 되어가는 동네를 힘없이 바라볼 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소망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전처럼 친구들이 떠나지 않는 동네에서 이웃사촌처럼 지낼 수 있게 되기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