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찾는 아이 아이를 찾는 사회
이 책은 성큼 들어선 후기 근대적 상황에서 그들과 함께 시대적 위기를 해결해갈 대안을 찾으면서 쓴 책이다.
강의실에서 3분 이상을 집중하지 못하는 일류대 관문을 통과한 아이들, 일주일에 서너 번씩 소주를 고주망태로 마시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불행했고, 몸은 학교에 남아 있지만 마음은 이미 학교를 떠나 버린 중고등학교 아이들을 보면서 불행했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인터넷이 만들어낸 광활한 세상 속에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아이도 있었고, 밤새 술 마시고 춤을 추며 '개판'을 치는 듯하더니 파티 기획단을 꾸리고 단단한 기획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아이도 있었다.
내 눈에는 '술집 여자'처럼 차리고 다니던 아이가 실은 대단한 패션 디자이너가 될 소양을 기르고 있는 문화 산업 시대의 아이였고, 24시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작곡을 즐기는 아이는 불안정 고용 시대를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지혜를일찌감치 터득한 아이였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홍대 앞 카페를 전전하던 '한심한' 아이는 어느 날 재미난 벤처 회사에 출퇴근 시간 없는 사진 예술가로 고용이 되어 자신이 원하던 '놀면서 일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학생 신분'을 버렸을 때 얻을 수 있는 것과 그것을 고수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의 계산은 각자가 할 일이었다.
나는 그들 편에서 그들과 함께 시대를 살아 보려 했고, 때론 '괜찮은' 어른으로서 힘닿는 한까지 그들을 돕고자 했다. 그것이 곧 내가 즐겁게 살 길이므로…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