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두고 온 눈물
소설 <만다라>의 실존 모델인 현몽스님의 120일간의 인도 네팔 기행기.
기상천외하고 포복 절도할 내용으로 신비와 환상으로 도배된 기존의 엄숙주의 기행판을 뒤집는다. 봄베이 최후의, 푸리 그 암울한 낙조,인도 끝모를 지평선, 카트만두 아련한 향수 등 10개 장으로 나누어 인도를 여행하고 쓴 기상천외한 그곳의 생 활과 관습, 종교를 사진과 함께 들려준다.
그럼 나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이젠 흘러가버린 사람 같다. 아스라히 사막 아래로 떨어지는 낙조처럼 나도 서서히 저무는 인생이다. 추한 욕심일랑 부리지 말자꾸나. 부처가 되겠다는 욕심. 연애를 하겠다는 욕심. 글을 쓰겠다는 욕심. 이젠 버릴 때가 됐다. 버리고 사라질 때가 됐다. 버려야 할 때 버리지 못하면 추접스럽고 떠나야 할때 떠나지 못하면 흉물스럽다. 모든 한 많은 사연일랑 인도에 묻고 가자꾸나.
그때 마침 한국인 여대생 둘을 만난다. 할수 없이 반갑고 만다. 어울려서 싸구려 방을 잡고 함께 성castle들을 돌아보며 하루를 때운다. 성들은 시내에서 시작해 산꼭대기까지 이어졌지만 그딴 관광은 별 나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밤엔 시장을 어슬렁거린다. 길바닥에서 수십 개의 틀니를 만들어내는 자칭 치과의사(?)를 구경한다. 그뿐인가. 길바닥 기술자들이 제멋대로 의수나 의족도 제작해 내는 판이다. 아무래도 인도는 기가 찬 나라다.
일차 시식을 해본다.
맛이 기가 막히다. 내가 인도에 온 이후 만남 최고의 음식이다. 게다가 인심 또한 후해 반찬이고 밥이고 원한는 만치 얼마든지 더 가져다 주고도 값은 이십 루피이다. 나는 감격하고 만다. 이건 1백 루피래도 싸다고 할 만한 음식이다. 이런 곳을 인도 전문가인 프란치스가 모를 리 만무하다. 벽에다가 당신의 친구 현몽이 시티뷰 호텔에 투숙중이란 메모쪽지를 써서 번잡스럽다. 그 중에도 얼굴 정체를 까맣게 가려버린 모슬렘 여자들이 퍽 이색적이다. 사이사이로 터번을 둘러쓴 시크교됴들이 지나가고 소떼와 염소떼가 어슬렁거린다. 상인들은 눈만 마주치면 감인을 연발하고 거지들은 헬로를 연신 내뱉으며 앞을 가로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