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 7
중국 고전의 원문을 충실히 따르면서 국내 독자들의 정서에 부합되는 번역본이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청년사' 가 내놓은 '신역' 수호지. 수호전을 가리켜 '천하의 문장 가운데 수호전 만한 게 없고, 천하의 세상 이치에 통달한 군자 가운데 시내암(지은이) 선생 만한 이가 없다.'고 한 명나라의 문학평론가인 김성탄의 말이 아니더라도 오늘날 평자들에 의해 중국 고전문학 중 최고의 장편 역사소설로 손꼽히는 수호전을 보다 가깝게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당대의 사회 현실을 비판적 관점에서 반영하는 사실주의적 기조가 깔려 있으면서도 그 속에 민중의 이상을 체현시키는 낭만주의적 수법이 동시에 동원되고 있다. 108명의 등장 인물들도 모두 개성적이고 생동적으로 그려져 있어 고도의 전형성을 획득하고 있다.
특히 조선조 반역적인 작가였던 허균이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아『홍길동전』을 지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김가영)